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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등대는 바다 대신 도시를 비추었다. 미나는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항구 끝 절벽 위에 선 하얀 등대는 오래전에 불이 꺼졌다고 기록되어 있었고, 관광 지도에도 '출입 금지'라는 붉은 글씨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비가 오는 날이면 등대 꼭대기에서 얇은 금빛이 흘러나와 젖은 골목과 닫힌 가게 간판, 마지막 전차를 놓친 사람들의 구두코를 조용히 쓸고 지나갔다. 그 빛을 처음 본 날, 미나는 우산 없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손에는 해고 통지서가 접혀 있었고, 주머니에는 버스비가 간신히 남아 있었다. 빛이 발등을 스쳤을 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물웅덩이에 비친 자신의 얼굴 옆으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장면이 함께 떠올랐다. 다음 날 아침, 오래된 제과점 앞에서 은색 여행 가방을 든 소년이 길을 잃고 서 있었다. 미나는 그 아이에게 길을 알려 주려다가, 아이가 떨어뜨린 작은 열쇠를 먼저 주웠다. 소년의 이름은 노아였다. 그는 이 도시 사람이 아니었고, 자기 가방 안에 바다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미나는 그런 말을 믿을 만큼 여유로운 어른이 아니었지만, 노아가 가방을 열자 정말로 파도 소리가 흘러나왔다. 작은 푸른 물결이 빵 냄새 나는 거리 위로 살짝 넘쳤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가방 안으로 돌아갔다. "등대가 당신을 골랐어요," 노아가 말했다. "등대가 사람을 고른다고?" "비를 기억하는 등대는 그래요. 잊힌 길을 다시 켜기 위해 누군가를 불러요." 미나는 열쇠를 손바닥에 올려 보았다. 열쇠 끝에는 바닷소금처럼 반짝이는 흰 가루가 묻어 있었고, 손금 사이로 스며든 빛은 아주 오래된 약속처럼 따뜻했다. 어제까지 그녀의 세계는 접힌 종이 한 장만큼 작아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등대는 밤마다 도시를 비추었고, 도시에는 아직 열리지 않은 문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