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기억하는 등대 · 3화
3화. 문이 열리는 밤
팀장은 렌즈 뒤 그림자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지친 얼굴로 미나를 바라보았다.
"길이 너무 많으면 사람들은 도망칠 생각만 해," 그가 말했다. "닫아 두는 편이 모두에게 편해."
미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노아의 가방에서 흘러나온 작은 파도 위에 열쇠를 내려놓았다. 열쇠는 가라앉지 않고 물 위에 섰다. 등대의 금빛이 열쇠 끝에 닿자, 렌즈실 벽에 적힌 이름들이 하나씩 밝아졌다.
팀장이 우산을 펼쳤다. 검은 천이 빛을 막으며 방 안을 어둡게 만들었다. 그러나 비는 이미 등대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천장에서 떨어진 첫 방울이 미나의 손등에 닿았고, 그녀는 다시 물웅덩이 속 미래를 보았다. 이번에는 자신이 도망치지 않는 장면이었다.
미나는 열쇠를 돌렸다.
철컥.
소리는 작았지만 도시 전체가 숨을 들이마시는 것 같았다. 닫혀 있던 골목의 문들이 열리고, 오래된 제과점 뒤편의 계단이 나타나고, 마지막 전차를 놓친 사람들 앞에 집으로 가는 다른 길이 켜졌다. 등대는 바다보다 더 넓은 것을 비추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사람들의 가능성이었다.
팀장의 우산은 빛을 견디지 못하고 평범한 비닐 우산으로 돌아갔다. 그는 주저앉아 벽의 자기 이름을 보았다. 그 옆에는 '용서받을 기회'라고 적혀 있었다.
아침이 왔을 때, 등대는 다시 조용했다. 노아의 은색 가방 속 바다도 잔잔해졌다.
"이제 어디로 가?" 미나가 물었다.
"다른 도시에도 비를 기억하는 곳이 있어요. 하지만 여긴 당신이 맡아야 해요."
미나는 절벽 아래로 펼쳐진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여전히 해고 통지서는 서랍 안에 있었고, 내일의 일자리는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자기 세계가 종이 한 장만큼 작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비가 그쳤다. 골목마다 아직 마르지 않은 빛이 남아 있었다.
미나는 등대 문을 잠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