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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분량2026년 4월 28일

계절 보관소 · 2

2화. 대출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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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대출 장부는 일반 서가가 아니라 보관소 가장 깊은 곳, 온도 표시가 없는 철제 캐비닛에 있었다. 혜진은 그 캐비닛을 열 수 있는 열쇠를 받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겨울병을 캐비닛 손잡이에 가까이 대자, 자물쇠 안쪽에서 작은 눈송이가 피어나더니 금속 핀이 풀리는 소리가 났다.

서랍 안에는 낡은 지도와 대출증 묶음이 들어 있었다. 지도 위에는 도시의 동네들이 계절별 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부촌의 상업 지구는 늘 연두색과 금색이었다. 관광객이 모이는 강변은 사계절 내내 늦봄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반면 혜진이 어린 시절 살던 북쪽 재개발 구역은 회색이었다. 그곳에는 색이 아니라 숫자만 적혀 있었다.

봄 12건 회수.
여름 3건 회수.
겨울 잔여 1건.

혜진은 대출증을 넘기다 손을 멈췄다. 서류마다 수취 기관 이름이 같았다. 계절조명개발. 도심 기후를 부드럽게 조정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었고, 백화점 로비나 호텔 정원에 "항상 알맞은 날씨"를 제공한다는 광고를 냈다. 혜진은 그 광고를 여러 번 보았다. 봄비 냄새가 나는 쇼핑몰, 더위 없는 여름 테라스, 낙엽이 떨어지되 청소가 필요 없는 가을 산책로. 모두 누군가에게서 빌린 계절이었다.

어머니가 남긴 메모는 지도 뒷면에 있었다.

그들은 계절을 훔치지 않았다. 더 나쁜 일을 했다. 사람들에게 스스로 맡기게 만들었다. 가난한 동네에 겨울을 길게 남겨 두고,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이 봄을 반납하게 했다. "어차피 우리에게는 오지 않는 계절"이라고 믿게 만든 뒤, 그 봄을 빌려 갔다.

혜진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자신이 열 살 때 앓아누운 겨울도 그 과정의 일부였을까. 병원비가 없던 집, 끝나지 않던 한파, 어머니가 며칠씩 자지 못했던 밤. 그때 어머니는 무엇을 맡겼고 무엇을 빌렸을까.

그 순간 보관소 입구 종이 울렸다.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간이었다. 혜진은 서류를 품 안에 숨기고 홀로 나갔다. 카운터 앞에는 회색 코트를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젖지도 않은 우산을 들고 있었고, 구두 밑창에는 흙 한 점 묻어 있지 않았다.

"유리병 하나를 찾으러 왔습니다."

"맡긴 분 성함이 필요합니다."

"윤서림."

혜진은 아무 표정도 짓지 않으려 애썼다. "고인은 직접 수령할 수 없습니다."

남자는 얇게 웃었다. "그 병은 개인 물품이 아닙니다. 계약상 계절조명개발의 장기 연구 자산입니다. 오래전에 대금을 치렀어요."

그가 내민 서류에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 혜진이 모르는 도장. 보관소 설립 초기의 관리 기관, 지금은 사라진 도시기후청의 직인이었다. 서류 아래에는 어머니 이름과 날짜가 있었다. 혜진은 글자를 읽는 동안 겨울병이 품 안에서 더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여기서 계절은 판매할 수 없습니다." 혜진이 말했다.

"판매가 아니라 위탁 연구입니다. 말은 중요하지 않죠. 기록이 중요합니다."

남자는 카운터에 작은 금속 카드를 놓았다. 카드 표면에서 인공적인 꽃향기가 났다. "내일 정오까지 넘기세요. 오래 보관된 계절은 부패합니다. 특히 죄책감이 섞인 겨울은요."

남자가 떠난 뒤, 혜진은 문을 잠그고 금고실로 달려갔다. 어머니의 겨울병을 캐비닛 옆에 내려놓자 병 속 눈발이 갑자기 거세졌다. 눈송이 사이로 오래된 장면이 비쳤다. 젊은 어머니가 어린 혜진의 침대 곁에 앉아 있었다. 창밖은 끝없는 겨울이었다. 어머니는 자기 손목에서 작은 봄빛을 끌어내 유리병에 담고 있었다.

그러고는 속삭였다.

"이 아이에게는 봄이 필요합니다. 내 것은 가져가세요. 대신 이 도시의 봄은 반드시 돌려받겠습니다."

혜진은 그제야 이해했다. 어머니는 혜진의 계절을 판 것이 아니었다. 자기 봄을 담보로 딸의 겨울을 살려 냈다. 그리고 빼앗긴 봄들을 찾아내려다,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장부 마지막 장에는 어머니가 남긴 반납 방법이 적혀 있었다.

모든 대출 계절은 원래 주인이 기억하는 순간 돌아간다.

혜진은 보관소 안의 수천 개 서랍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잊고 싶어서 계절을 맡겼다. 하지만 도시가 훔쳐 간 것은 잊음이 아니라, 잊었다고 믿게 만든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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